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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xelated Realities

‘ 픽셀화된 현실들 ’


Kang YoungKil solo show

<강영길>              
30 April - 7 Jun  2025


  태어나면서 주어진 육신의 물리적 형태에서 벗어남은 종교와 과학을 막론하고 인간의 오랜 욕망이었다. 생존 외의 활동을 시작하며 자신이 존재하는 상태인 시간과 형상을 초월하고자 노력했다. 불과 물, 바람 등 비정형 원소를 길들이기 위한 도구와 언어는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지만 사람이 현상을 제어할 수 있는 여부와 상관없이 초월적 존재에 대한 경외는 시대를 막론하고 반복된다. 디지털로 이루어진 뉴미디어가 범람하는 오늘날 시야를 채우는 화려한 첨단의 광채는 프로메테우스가 훔쳐온 원시의 불꽃과 딱히 다르지 않다.

강영길은 재료의 물리적 형태와 조합된 구조에 종속되지 않는 작품을 지향함으로 동시대 회화의 가능성을 확장하려 한다. 코드, 데이터로 이루어진 예술은 웹이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 복제와 배포가 배덕이 아닌 작품은 원작이라는 개념에서 자유로우며 스스로 변이하거나 파괴되도록 제작될 수도 있다. 인간의 창작 활동은 개인적인 이야기에서 시작된 창의성과 고유성이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 과거의 행위를 답습하고 부정해온 동시대 장르에서 강영길의 작업은 스스로 모든 형태의 벽을 허물고 고유한 자신에서 벗어날수록 아이러니하게도 작가주의적 영역의 중심에 도달하게 된다.

강영길은 작품을 이루는 픽셀에 마치 생명력이 있는 듯한 착각을 불어넣기 위해 계산된 명령을 입력한다. 경우의 수가 켜켜이 쌓이고 뒤섞이며 마치 독자적인 데이터의 생태계처럼 다가온다. 풍부하지만 한정된 자율성을 지닌 데이터는 시시각각 움직이며 변화 무쌍한 형상을 만들어낸다. 피조물에게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의 변화를 허락함은 대상에서 생동감이 느껴지게 하지만 사실 정밀하게 계산된 구조적 억압이다. 인간의 창조는 저항에서 시작하지만 기계의 창조는 주인에 대한 순응에서 시작된다. 

생산 효율의 극대화라는 화려하지만 지극히 단순한 목적은 인공지능의 잠재력을 천박하게 가리고 있을 지도 모른다. 강영길은 이 시점에서 자신이 만든 창작물의 주인을 숨기며 장르에 대한 감탄사를 기만한다. 작품에서 자신을 냉정히 분리하며 인간을 닮은 변덕스러운 형상에 현혹되지 않고, 생명 없는 그럴싸한 사물을 조작할 결정권을 누가 쥐고 있는지 되새긴다. 그리고 우리가 다시 돌아봐야 할 인간의 존엄성과 작은 개인의 가치를 확고히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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